2025년, 간암 분야의 세계적 석학 Josep M. Llovet 교수팀이 Journal of Hepatology(JHep)를 통해 진행성 간세포암(HCC)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획기적인 분류 모델을 발표했습니다. 단일세포 전사체(scRNA-seq) 데이터로 정교하게 깎아낸 21개의 세포 시그니처를 벌크 RNA-seq에 투영하여, 누가 아테졸리주맙+베바시주맙(Ate+Beva) 치료의 승자가 될지 가려내는 가이드를 제시한 것이죠.

치료 반응의 두 축: 면역이냐, 혈관이냐?
Ate+Beva는 현재 전이성 간암의 표준 치료법이지만, 모든 환자에게 정답은 아닙니다. 연구팀은 반응군을 크게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.
1️⃣ 면역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‘Immune-competent’
먼저, 종양 미세환경(TME)이 이미 뜨겁게 달궈진 Immune Positive(ImmunePos) 환자들입니다. 이들은 다음 세 가지 ‘드림팀’ 세포 중 하나만 존재해도 일단 이 그룹에 승선합니다.
- CD8 Tex (Exhausted) ↑: “지쳤지만 다시 뛸 수 있는 세포”. 항원에 지속 노출되어 고갈되었으나, PD-L1 억제제 투여 시 재활성화될 준비가 된 주력 부대입니다.
- CD8 Temra (Effector Memory) ↑: “항암 기억을 가진 베테랑”. CD45RA를 재발현하며 강력한 세포 독성을 뿜어내는 정예병입니다.
- Macro CXCL10 (Pro-inflammatory) ↑: “T세포의 네비게이션”. CXCL9, 10, 11을 분비해 T세포를 종양 안으로 끌어당기는 핵심 길잡이입니다.
하지만 이들이 많다고 다 잘 듣는 건 아닙니다. 만약 TREM2+ 대식세포나 CD14+ 단핵구 같은 ‘방해꾼’들이 함께 활성화되어 있다면, 결국 **Resistant(저항군)**으로 분류되어 예후가 급격히 나빠집니다.
2️⃣ 면역은 없지만 혈관으로 승부하는 ‘Angiogenesis-driven’
반대로 면역 세포가 거의 없는 ‘Cold Tumor’임에도 반응이 좋은 환자들이 있습니다. 이들은 Angiogenesis-driven 그룹으로 명명되었으며, 아테조보다는 **베바시주맙(Anti-VEGF)**의 효과에 의존합니다.
- 핵심 지표: NRP1 Low ↓: 이 그룹의 가장 큰 특징은 VEGF 공수용체인 NRP1(Neuropilin-1) 발현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.
- 역설적 기전: NRP1이 낮을 때 혈관 리모델링이 더 효과적으로 일어나 베바시주맙 치료 이득이 극대화됩니다.
- 유전적 특성: 이들은 주로 TP53 변이나 유전적 불안정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🛑 분류의 핵심: 무엇이 치료를 가로막는가? (Resistant)
논문의 Figure 7A가 보여주는 분류 로직의 정수는 ‘저항 인자’를 가려내는 선별력에 있습니다.
- 골수성 억제 유닛: TREM2+ 대식세포와 CD14+ 단핵구 중 하나만 높아도 면역 치료의 ‘장벽’이 생깁니다.
- 스트로마/혈관 내성: Notch 신호가 켜져 있거나 NRP1 수치가 높으면,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가 고착되어 베바시주맙이 힘을 쓰지 못합니다.

💡 실전 분석을 위한 연구자적 제언 (Researcher’s Note)
논문의 분류 체계를 실제 데이터에 적용할 때는 정성적인 기준보다 명확한 Threshold 설정이 중요합니다.
작성자의 Tip:
필자의 분석 결과, 복잡한 로직을 단순화하여 다음과 같은 ‘OR 조건’을 적용했을 때 데이터 해석이 가장 명확했습니다.
- Immune+ vs – 선분류 (T세포 및 CXCL10 대식세포 시그니처 활용)
- Resistant 필터링: TREM2 > 0.1 OR CD14 > 0.1 OR Notch > 0.1
- 반응군 확정: 위 필터링을 통과한(모두 낮은) 환자들을 최종적인 Immune-competent 또는 Angiogenesis-driven으로 분류.
특히 비반응군 내에서도 ‘면역 억제 원인(Myeloid-driven)’과 ‘혈관/Notch 원인(Stroma-driven)’을 나누어 보는 것이 향후 2차 치료제 선택이나 병용 약물 타겟팅 연구에 있어 훨씬 유용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.
이 포스팅이 간암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시는 동료 연구자분들께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.
